3: 앤드류의 필리핀 영어 경험담

3탄. 왕초보가 말문이 트이기까지

제가 어학원을 갔을 때 저보다 영어를 못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어학연수를 가서 보니 대학교를 안 간 사람도 저뿐이었습니다. 필리핀 영어강사들이 ‘너 전공이 뭐였어?’ 라고 물어보는데 고등학교만 나왔다고 대답하니 무시하더라고요. 필리핀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은 부자니까 당연히 대학 갔겠지’ 라고 생각했던 겁니다. ‘한국 사람인데 대학을 안 갔어? 아 쟤 좀 가난했나보다 혹은 무식한가보다’ 라고 생각하더라고요. 실제로 영어를 제일 못하니까 무식하게 보였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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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 가기 전 저는 호주같이 크고 여유가 있는 나라에 대한 동경이 있었습니다. 알아봤더니 호주에서 용접을 잘하면 시급이 6만원이더라고요. 그래서 ‘그 일을 하면서 남은 인생을 호주에서 자리 잡고 살아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당시 문법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영절하라는 책을 봤는데 ‘소리를 듣고 소리가 들리는 데로 말만 하면 마치 아기가 모국어를 배우듯 할 수 있다’ 고 쓰여 있었습니다.그런데 호주에 가면 선생님 한 명에 여러 학생들이 다 듣고만 있으니 우리나라 학원과 별반 다를 게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말을 많이 할 수 없을 테니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여겨졌습니다. 그래서 대화를 많이 할 수 있는 곳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 당시 필리핀에 가면 저렴한 가격으로 강사들과 1:1 과외 식으로 하루에 9시간 9명 전부다 다른 강사로 공부를 할 수 있는 곳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필리핀에 가게 됐습니다. 첫 달 딱 지나고 보니 배운 게 고작 ‘is’ 뿐이었습니다. 매일 하루에 9시간씩 강사랑 계속 말하고 공부했음에도 한 달 동안 배운 게 ‘is’ 밖에 없었습니다. 그것도 제대로 배운 게 아니고 계속, 계속 듣다 보니까 알게 된 거였습니다. 그때 당시 저는 is가 1+1은 할 때 ‘은’ 이라고 생각했어요. ‘equal sign =’ 이 is랑 같은 뜻이라고 생각 한 겁니다. 지금 생각해도 얼추 맞긴 한 것 같지만요. 그런데 그렇게 한 달이 지나고 보니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는 겁니다. 남은여생을 호주가서 살려고 했는데 영어에서 딱 막히다 보니 너무 막막하고 미래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영절하라는 책에서는 들리는 대로 말하기만 하면 된다고 했는데 들어도 알 수가 없으니 말을 할 수도 없는 겁니다. 귀가 안 들리는 사람이 말을 어떻게 하겠어요. Ex예를 들어서 귀가 들리면 혀가 좀 꼬였다고 해도 이상하게라도 말을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태어나면서부터 귀가 안 들렸던 사람은 말을 못합니다. 그래서 수화로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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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귀에 아무것도 들리지 않으니 말을 할 수 없었습니다. 방법을 찾아야겠는데 어떻게 하지?‘ 고민을 하다 학원에서 영어를 제일 잘하는 사람에게 물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그 친구가 ‘나는 여기 왔을 때 Grammar in use라는 책을 하고 많이 깨우쳤어’라고 말하더군요.사실 저는 그 책을 영국 영어판으로 구입해서 필리핀에 갔습니다. 호주가는 것을 말렸던 친구가 추천해준 책이기도 했고, 필리핀 오기 전에 읽었던 책에서도 호주가서 실패하기 싫으면 그 책부터 공부하고 가라고 나와 있었습니다. 해외로 나가기 전에 Grammar in use Basic과 Grammar in use Intermediate 정도는 떼고 가야 고생하지 않는다고 해서 필리핀 가기 전에 혼자서 해봤었습니다. 그런데 앞에 10페이지 정도 해보니까 눈앞이 깜깜하고 졸리고 도저히 못하겠더라고요. 더군다나 설명이 다 영어로만 되어있는 영문판으로 사서 더 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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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도 필리핀 학원에 한국판 Grammar in use basic을 가져온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 친구는 Grammar in use basic 책이 필요 없다며 저에게 주었습니다. 그 때부터 저는 매일 9시간 수업이 끝나자마자 그 책을 봤습니다. 그런데 하다보니까 9시간 수업 받는다고 영어가 느는 것도 아니고 차라리 두 시간 줄이고 그 시간에 Grammar in use를 보는 게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머릿속에 꺼낼 말이 없고 내가 공부한 그 짧은 것만 계속 말하게 되기 때문이었습니다. 아는 것만 쓰게 되고 모르는 것은 쓸 수가 없으니 ‘아 그러면 아는 양을 늘려야 겠다’ 고 생각한 겁니다. 그래야 입으로 말할 거리가 생길 테니까요. 그렇게 수업시간을 줄이고 Grammar in use basic 하나만 봤습니다. 그 책을 본격적으로 파기 시작해서 딱 4개월이 되니까 한 권이 끝나더라고요. 그 때 학원에서 저의 실력은 왕초보에서 중상급까지 올라갔습니다. 처음에 와서 완전 무식했던 애가 말을 조금씩 하기 시작하니까 이 강사, 저 강사에게 질문을 하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아 신기하다’ 문장패턴 하나하나 어떤 거는 금방 이해가 되는 반면에 어떤 거는 정확하게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일주일 넘게 이해가 안 되는 것은 계속 보고 있지 않고 넘어갔습니다. 나중에 어떤 강사가 얘기할 때 들어보면 ‘아 또 비슷한 얘기를 하는 것 같고 이럴 때 쓰는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얼추 제 나름대로 뜻을 만들어서 부여하고 사용했습니다. 제가 말을 할 때 사람들 표정이 이상한 것 같으면 ‘아 그럼 이게 아니네’ 하고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걸 들으면서 ‘아 저걸 저렇게 사용하는 구나’ 추측만 계속 합니다. 그러다보면 어느 순간 이게 딱 맞아 떨어질 때가 있습니다. ‘아! 어떤 강사가 얘기 하는 걸 들어보니까 내가 추측한 거랑 딱 맞는 것 같아’ 이런 순간이 옵니다.

 저는 문법이나 속도는 형편없었지만 문장을 슬롯머신처럼 머릿속에서 만들었습니다. Ex예를 들어 ‘나는 쇼핑센터에 갔다’ 를 말하고 싶다면 첫 번째 I, We, They에서 I, 두 번째는 go, went, buy, sleep 동사들이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과거를 얘기해야 하니까 went 세 번째는 to를 써야겠다. 그 다음에는 뭐를 써야하지? mall. 사실 그때는 the mall 또는 a mall을 써야했는데 정확하게 알지 못해서 그걸 다 빼고 사용했습니다. 머릿속에서 단어들이 띵띵띵띵띵 맞춰집니다. 문장을 만드는데 한 4-5초 걸렸던 것 같습니다.그렇게 6개월이 되니까 학원에서 상위권으로 수준이 올라갔습니다. 그 때 당시 저랑 같은 기간을 지내면서도 영어로 말하지 못하는 친구들이 수두룩했는데 제가 말을 하니까 ‘영어로 말을 하는 애’ 이렇게 소문이 퍼졌었습니다. 신기해서 저한테 와서 물어보더라고요. ‘어떻게 한 거야?’ 그 때 제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Grammar in use만 해.” 이것저것 해봐야 복잡하기만 하고 한 개만 해야 집중력도 높아지니까요. 초, 중급자들이 영어 배울 때 가장 중요한건 일단 Grammar in use 라는 책을 통해 머리를 깨우치는 겁니다. 머리에 든 게 없으면 말할 수 없습니다. 어디에 있느냐 보다 내가 무얼 하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여러분도 무작정 해외에 나가려고 계획하기 보다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시도해보세요.

 앞으로 여러분에게 도움이 되는 다양한 내용들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